[24]좋은글.시/슬픈일

* 비가와도 이제는.. *

와룡산 2008. 4. 17. 18:36
* 비가와도 이제는.. *

 

비가 온다. 어제도 왔다.
비가 와도 이제는 슬프지 않다.
슬픈 것은 슬픔도 주지 못하고
저 혼자 내리는 비 뿐이다.

슬프지도 않은 비 속으로
사람들이 지나간다.
비 속에서 우산으로 비가 오지 않는 세계를
받쳐 들고
오, 그들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비가 온다.
슬프지도 않은 비.
저 혼자 슬픈 비.

우산이 없는 사람들은
비에 젖고
우산이 없는 사람들은 오늘도
가면도 없이
맨얼굴로
비 오는 세계에 참가한다.

어느 것이 가면인가.
슬프지도 않은 비.
저 혼자 슬픈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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