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용 혜 원


    손톱 끝에 봉선화물이 남아 있을때
    가을은 점점 더 깊어만 갑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만 싶습니다
    낙엽을 밟으면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을엔 시가 더 많이 써집니다
    갈색 빛으로 물든 낙엽이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높고 푸르기만 한 하늘이
    시 한 편입니다
    고독해 보이는 사람들 표정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 싶습니다
    찬바람이 불어도
    손을 꼭 잡고 걸으며

    어느 사이에 우리들 마음도
    갈색 빛으로 곱게 물들어
    한 편의 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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