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우듬지’란 무엇인가?

 

 

 

백두산에서 뻗어 내린 산줄기가 물을 건너지 않고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것을 우리는 백두대간이라 한다. 하지만 분단이 된 남한의 백두대간은 향로봉이 최북단봉우리가 되며 지리산까지 반쪽 백두대간만을 타게 된다. 맥을 잇는 종주산행은 주로 시발점 또는 분기점에서 시작하여 소멸지에서 마치는 것이 통념화 되어있다. 그러나 백두대간만은 예외인 것 같다. 이는 동강난 산줄기에서 시작하는 것 보다, 끝에서 시작하여 끊어진 북쪽을 이어가는 것이 심리적 안정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남진이던 북진이던 백두대간종주에는 특별한 원칙이 존재하지 않기에 어느 쪽을 선택해도 무방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백두대간을 백두산까지 이을 수 있다면 그 시작점은 당연히 백두대간의 원천인 백두산이 되고 지리산은 곧 그 끝지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종주방법에 있어 남진이냐 북진이냐 주장은 차치하드라도 여기서 우리는 맥의 흐름을 한번 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맥은 물길을 동반하고 물길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논리, 이 땅의 산줄기가 되는 모든 맥은 내와 천을 형성하다 결국은 강이나 바다, 즉 물에서 그 맥을 끝나게 되어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맥의 근원이 되는 백두대간도 이 원칙에 예외일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백두대간은 과연 어느 물에서 그 끝을 맺고 있을까? 그 물음에 답을 제시한 사람이 바로 신산경표의 저자 ‘박성태’다. 그가 제시한 답이 ‘백두대간우듬지’ 또는 ‘백두꼬리’ 라 부르는 이름의 맥이다. 백두대간이 지리산 천왕봉을 시발점을 삼고 있던 우리는 자다 말고 정신이 번쩍 드는 이야기를 들은 꼴이다. 맥의 개념으로 본다면 천왕봉은 단지 지리산의 상징적인 최고봉이지 그 끝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 끝은 동부능선의 웅석봉도 아니요 달뜨기능선의 이방산이나 수양산도 아닌 남해의 ‘노량포’란 것이 바로 백두꼬리의 답이다.

 

 

현재 백두대간종주는 지리산천왕봉을 기착지로 하거나 동부능선으로 더 가 밤머리재나 웅석봉, 또는 달뜨기능선을 포함 이방산까지 기착점을 늘려 산행을 하고 있다. 현재 종주방법이 잘못된 종주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신산경표에서는 말하는 맥의 개념에 따라서 선을 그어봤을 때, 생각치도 않던 숙제 하나가 생겨놨다는 것을 이해하자는 것이다. 여기서 신산경표의 요지를 잠시 살펴보면 이 땅에는 1대간 9정맥과 약 일백 수십 개의 기맥과 지맥줄기가 있는 걸로 표시하고 있다.

 

 

정맥이란 대간에서 가지쳐나온 줄기이고 기맥과 지맥은 주로 정맥에서 가지쳐나온 줄기를 표시하고 있다. 정맥은 주로 강을 중심으로 한 이름을 붙였으며 기맥이나 지맥은 주로 산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이 많다. 이러한 산줄기들은 모두 강이나 바다에서 그 맥을 마치게 되는데, 여기에서 모든 산줄기는 반드시 물에서 끝나야한다는 원칙을 담고 있다. 백두대간도 이와 같은 원칙에서 예외일 수는 없으며 그 끝자락이 결국은 바다로 떨어져야 한다는 논리이다. 백두대간이 바다로 떨어지는 이 산줄기가 바로 ‘백두대간꼬리’인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의 지도를 한번 참고해보자. 백두우듬지는 낙남정맥 돌고지재 남동쪽 547봉 능선에서 분기하여 황토재-계봉-금오산-연대봉을 거쳐 남해대교 노량포에서 끝을 맺는 도상거리 약 32Km의 산줄기임을 알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조금 억지 같은 산줄기하나가 낙남정맥에서 튀어나온 꼴인데, 사실 중대한 모순점을 안고 있는 산줄기이기도 하다. 낙남정맥은 지리산 영신봉에서 분기하여 김해 신어산 동쪽 낙동강으로 빠지는 산줄기다. 백두대간이 천왕봉으로 달려갈 때 영신봉에서 낙남정맥이 바톤을 이어받고 다시 낙남정맥 547봉에서 백두우듬지가 바톤을 이어받아 그 맥을 노량포에 담구었다는 것이다. 바로 맥의 일관성을 교란시키는 모순이다.

 


백두대간 우듬지 개념도

 

사실 백두대간우듬지를 정당화하려면 지리산이 영신봉에서 낙남정맥에게 바톤을 넘기지 말고 백두우듬지에게 넘겨주어 남해로 빠지도록 해야 정당한 백두우듬지가 되는데, 그렇게 되면 낙남정맥은 547봉에서 신어산까지 이어가야하는 보잘 것 없는 정맥이 될 것이고 우리나라 대동여지도를 비롯 산경표와 모든 고지도를 바꿔야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것이다. 그럼 이런 모순점에도 불구 신산경표는 왜 백두우듬지를 남해 노량포로 그어야만 했는가? 그것은 바로 위에서 언급한 '맥은 물에서 끝난다.'는 논리를 정당화 하기위한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비록 낙남정맥의 중복으로 기형이 된 백두꼬리의 운명이지만 우린 이걸 무시할 수 없다.

어쨌든 백두우듬지는 지리산에서 흘러왔고 이걸 따라가면 맥이 바다에서 끝난다는 것이다. 어찌하랴! 백두대간을 종주한 죄(?)가 있어 이 숙제를 외면할 수는 없지 않는가?



1구간 : 2014년 2월 15일(셋째토요일)

<경로> ‘옥산~547봉~매치재~황토재~수구재~이명터널~계봉~구영고개’

           ◎ 도상거리 18.4Km(접속/옥산왕복포함) 소요시간 : 약 8시간

여기에서 ‘옥산(614m)’은 마루금과 관계없는 산이지만 지리산이 잘 보이는 산이고

인근 이름 있는 산이기에 돌고지재 대신 옥산을 들머리로 한다.

구간의 상징봉은 이명산 '시루봉'인데, '계봉' 또는 '달구봉(547.4m)'이라 하기도 한다.

 

2구간 : 2014년 3월01일(첫째토요일)

<경로> '구영고개~남해고속도로~금오산~깃대봉~연대봉~구 노량'

          ◎ 도상거리 17.6Km,  소요시간 : 약 8시간

남해의 명산 '금오산-연대봉코스' 멋진 조망인 압권인 아름다운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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