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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달님이 환장하게 곱더니 오늘 코스모스 환장하게 예쁘네 이러다 가을 깊어지기도 전에 나 미쳐버리면
어쩌누
어젯밤 풀벌레소리 가득하더니 오늘밤 서늘한 바람 파고드네 이러다 가을 깊어지기도 전에 가슴 터져 버리면
어쩌누
어젯밤 그대 생각 잠 못 들겠더니 오늘밤 그대 생각 가슴 시려지네 이러다 가을 깊어지기도 전에 마음 먼저
병들면 어쩌누
이제 달이 뜨면 눈감아 버릴거나 이제 가을소리 귀 막아 버릴거나 이제 그대 생각 내다 버릴거나 마음에 빗장
지를거나
가을 깊어지려면 아직 멀었는데 가을 지나가려면 더욱 멀었는데 나를 환장하게만 하는 것들을 어찌 다 떠나
보내누
길가에 코스모스 차 타고 지나가면 다 고만고만한 것 같아도 길가다 멈춰서 보면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면 줄지어 소풍가는 애들처럼 동그란 얼굴 갸름한 얼굴 재잘대거나 새침한 모습에 어릴 적 친구들이 보인다
길가 숲
풀벌레소리 무심코 지나가면 그게 그것인 것만 같아도 길가다 멈춰서 보면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보면 골목길
재잘대던 애들처럼 혼잣소리 장난치는 소리 속삭이는 소리 부르는 소리 엄마 목소리도 들려온다
저 달도 그러하리라 그저
무심하게 비추는 것만 같아도 저 달을 보는 사람마다 저 달을 품는 사람마다 사연 모두 제 각각이어서 산길
가는 이 벗되는 달 보고픈 이 그리움 되는 달 슬픔으로 눈물 비친 달
내 곁을 지나가는 가을이
그게 다 똑같은 것 같아도 다른 모습에 다른 생각들
그래서 아쉬운가 보다 그래서 잠 못 드나 보다
그래서 아름다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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