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성탄 전야(前夜) / (宵火)고은영



깊어지는 새벽의 얼굴에
천금 같은 당신 사랑이
도심의 쇼윈도에 좁은 골목에
황금으로 도금되어 거리마다 가득하다
참 이상한 일이다
부자들도 당신을 좋아하는 걸 보면

하얗게 지새는 밤의 시간마다
깊어진 계절 위 당신 발걸음 소리
밤새 당신 오시는 길 밝힐
함박눈이라도 펑펑 내렸으면 좋겠다

세찬 바람처럼 흔들리는
우리의 이기적인 사랑과
욕심으로 넘친 겨울 깊은 봉분에서
연약한 눈빛에 살아온 세월만큼
존재가 발가벗겨진 부끄럼 앞에
세상이 미워지는 날

미움의 몸통으로 가난한 울음에 젖은
작은 가슴만 남아 지친 이즈음
환한 빛으로 세상을 향해 걸어 오는 당신
부족한 허물을 덮으시며
생명의 빛으로 옷 입히시네

벌겋게 발화되는 그리움의 앞섶마다
잃어버린 사랑의 기억을 들추는 당신
시간이 익는 소리에 밤새 함박눈 내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땡그랑, 땡그랑"
납덩이같이 무거운 영혼에
당신 오시는 그리운 종소리에
사랑의 눈꽃이 만발하고 잔잔한 평화가
영혼의 구석마다 소복이 쌓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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